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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머니 488조원 — 판단능력 잃기 전 신탁으로 재산 지키는 법

치매머니 488조원 — 판단능력 잃기 전 신탁으로 재산 지키는 법

치매머니란 무엇이고 왜 지금 주목받나요

치매를 앓는 어르신이 통장에 넣어둔 예금이나 갖고 계신 집, 주식 같은 재산을 한데 묶어 부르는 이름이 바로 치매머니입니다. 법전에 정의가 실려 있는 낱말은 아니고, 고령층 재산 관리를 고민하는 금융업계에서 최근 부쩍 쓰기 시작한 표현으로 보시면 됩니다.

금융권 집계로는 이런 성격의 재산이 2023년 한 해 기준으로 154조원 수준까지 쌓인 것으로 나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50년에는 그 규모가 488조원까지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왔습니다. 지금 눈앞에 닥친 걱정거리라기보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계속 몸집을 불려 갈 구조적인 과제라는 의미로 읽힙니다.

숫자가 커진다는 사실보다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다른 데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치매를 앓게 되면 재산의 주인이 스스로 그 재산을 관리하고 처분할 힘을 서서히, 때로는 빠르게 잃어갑니다. 재산 자체는 그대로 있어도 그것을 움직일 사람만 사라지는 셈입니다. 이런 흐름이 고령 인구 전반에서 동시에 벌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문제를 단순히 병을 돌보는 차원을 넘어 재산을 지키는 차원에서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판단능력을 잃으면 자산관리에 어떤 공백이 생기나요

통장 잔액이 넉넉하고 등기부에 이름이 올라 있다고 해서 그 재산이 저절로 지켜지는 것은 아닙니다. 돈을 찾거나 옮기는 일, 집이나 주식을 팔고 사는 일은 모두 재산 주인 스스로 의사를 밝혀야 성립하는 행위입니다. 판단하는 힘이 약해지면 이 의사 표시 자체가 법적으로도, 실제로도 힘들어집니다. 그 결과 재산은 서류상 숫자로만 남고, 정작 치료비나 간병비가 필요한 순간에는 쓰이지 못한 채 묶여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런 공백을 노리는 위험도 함께 커집니다. 판단력이 흐려진 어르신을 상대로 한 부당한 자금 유용이나 편취는 본인이 상황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한 사이에 일어나기 쉽고, 뒤늦게야 드러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가족들 사이에서도 재산 관리 권한을 누가 갖는지, 어떤 지출이 옳은지를 놓고 마찰이 생길 여지가 커집니다.

가장 조심해야 할 시점은 치매 진단을 막 받은 직후입니다. 진단이 나왔다는 것은 이미 판단력에 이상 신호가 켜졌다는 뜻이므로, 이때까지 재산을 다룰 별도 장치를 준비해두지 못했다면 이후 상황을 되돌리기가 훨씬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진단을 받기 전, 늦어도 진단 직후 판단력이 남아 있을 때 관리 방법을 정해두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신탁이 해법으로 거론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신탁이란 재산을 가진 사람이 그 재산을 수탁자에게 넘기고, 미리 정한 목적과 조건 안에서만 쓰이도록 규칙을 걸어두는 법적 장치입니다. 나중에 재산 주인이 판단력을 잃더라도 계약 당시 정해둔 규칙 그대로 집행된다는 점이 이 장치의 뼈대입니다.

치매머니 문제에서 신탁이 자주 언급되는 배경도 여기서 비롯됩니다. 판단력이 떨어진 뒤에는 본인이 새로 지시를 내리기 어렵지만, 미리 맺어둔 신탁 계약이 있다면 수탁자가 정해둔 틀 안에서 자금을 내보내므로 방치되거나 함부로 처분되는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쓰임새를 특정 용도로 좁혀 두면 판단력 저하를 악용한 무리한 인출이나 부당한 처분을 구조적으로 막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을 늘어나는 치매 관련 재산 관리에 접목하자는 논의가 금융권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치매를 병을 고치고 돌보는 영역으로만 다루지 말고, 재산 주인의 뜻과 무관하게 방치되지 않도록 미리 틀을 짜두는 자산관리 영역으로도 같이 바라봐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보험금청구권신탁, 지금은 어디까지 다루나요

신탁 가운데 보험금을 대상으로 삼는 것을 보험금청구권신탁이라 부릅니다. 보험 계약에 따라 나오는 보험금을 수탁자가 맡아, 정해둔 목적에 맞게 관리하고 내보내는 구조입니다. 지금 이 신탁이 다루는 범위는 사망했을 때 나오는 보험금으로 좁혀져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런데 이 범위를 치매를 진단받았을 때 나오는 보험금까지 넓히자는 목소리가 최근 금융권 안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배경에는 치매보험만의 시차가 있습니다. 이 보험은 진단이 내려진 뒤에야 돈이 나오는 구조인데, 공교롭게도 그 시점은 가입자의 판단력이 이미 흔들리고 있을 가능성이 큰 때이기도 합니다. 정작 돈을 손에 쥐어야 할 때 그 돈을 스스로 다루기 어려운 처지일 수 있다는 엇갈림이 존재하는 셈입니다.

다만 분명히 해둘 부분이 있습니다. 치매를 진단받았을 때 나오는 보험금을 보험금청구권신탁 안에 넣자는 이야기는 지금 시점에서 업계가 내놓은 주장이자 제안일 뿐, 이미 정해져 시행 중인 제도는 아닙니다. 어느 시점부터, 어떤 절차를 통해 범위가 넓어질지는 이 글만으로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감독당국이나 보험업계가 내놓는 발표를 통해 따로 살펴야 할 부분입니다.

치매보험과 신탁을 연계하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치매를 진단받았을 때 나오는 보험금까지 신탁으로 다룰 수 있게 되면 먼저 기대되는 것은 그 돈이 애초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지켜진다는 점입니다. 치매보험은 원래 진단 뒤 필요한 치료비와 간병비를 대비해 만들어진 상품인데, 신탁을 거치면 이 돈이 엉뚱한 곳으로 새는 일을 틀 자체로 막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기대되는 대목은 부당한 자금 유용을 미리 막는 효과입니다. 판단력이 약해진 어르신에게 큰돈이 한꺼번에 들어오면 이를 노린 범죄나 무리한 권유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는데, 신탁을 거쳐 자금 집행을 나누고 조건을 걸어두면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나아가 누가 얼마를 어디에 썼는지가 계약과 수탁자를 통해 기록되고 관리되므로, 자녀나 형제 사이에서 재산을 두고 다투는 여지도 함께 줄어들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어느 기관이 수탁을 맡고, 어떤 조건에서 자금이 나가며,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는 상품과 계약마다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세부 설계는 이번 기사에서 다뤄지지 않았고, 범위 확대 논의가 어떤 모습으로 결론 날지도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글에서 구체적인 조건이나 금액을 미리 단정해 안내하지는 않습니다.

신탁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넘어야 할 문턱은 무엇인가요

신탁이 쓸모 있는 방법으로 거론된다고 해서 아무나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주로 자산 규모가 큰 사람들 사이에서 이 상품이 활용되고, 이를 취급하며 안내해줄 창구 자체도 넓지 않은 것으로 지적됩니다. 그 탓에 치매머니 문제에서 정작 다수를 차지할 일반 고령층은 신탁이라는 방법이 있다는 것조차 접하기 힘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 이 상품을 다루는 금융회사와 창구 수 자체가 넉넉하지 않다는 점
  • 자산이 많은 사람 위주로 설계돼 문턱이 높게 느껴진다는 점
  • 이를 설명해줄 수 있는 인력과 자격 요건 역시 넉넉하지 않다는 점

이를 풀어보려는 방안으로 언급되는 것이 보험설계사입니다. 보험설계사는 평소 고령층과 자주 마주치는 직군인 만큼, 치매보험 가입을 도와드리는 자리에서 치매 관련 신탁까지 함께 소개할 수 있도록 자격 문턱을 낮추자는 의견이 나옵니다. 이 또한 아직은 논의 단계의 주장이며, 실제로 문턱이 어떻게 낮아질지, 언제부터 그렇게 될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독자가 해볼 수 있는 일은 본인이나 가족이 거래하는 보험사, 은행, 증권사에 치매와 관련한 신탁 상품을 다루고 있는지 직접 물어보는 것입니다. 가입 조건과 최소 금액, 수수료는 회사마다 다르고 이 기사로도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관심이 있다면 해당 창구를 통해 직접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이 글은 아래 보도를 계기로 제도를 정리한 것입니다. 확인한 곳: 파이낸셜뉴스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