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격

수능 서·논술형 도입 — 대입제도 개편 절차와 일정 정리

수능 서논술형 도입 대입제도 개편 절차

대입제도 개편이 어떻게 시작됐나

2026년 8월5일,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대통령에게 하는 업무보고 자리에서 대입제도 개편 방향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여기에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서술형·논술형 문항을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 대상으로 포함됐습니다. 이 발표 이후 8월11일부터 전국 각지에서 지역 토론회가 열리는 방식으로 공론화 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논의는 수능 문제 형식 하나만 따로 떼어 결정하는 사안이 아닙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2028년부터 2037년까지 적용할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을 별도로 준비하고 있고, 수능 개편은 그 계획에 담기는 여러 항목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계획의 시안은 10월 말 공개될 예정이고, 최종 확정은 2027년 3월로 예고돼 있습니다. 시안에는 수능 서·논술형 도입 검토 외에도 중고교 내신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넓히는 방안, 고교 내신과 수능을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대입전형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 등이 함께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확정된 것은 없습니다. 공론화와 시안 마련, 확정이라는 세 단계가 남아 있고, 각 단계마다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녀의 입시를 준비하는 학부모나 학생 입장에서는 이 절차의 순서와 시점을 정확히 파악해두는 것이 먼저입니다.

서·논술형이 도입되면 무엇이 바뀌나

국가교육위원회 계획대로 개편안이 확정되면, 서·논술형 문항은 2033학년도 수능부터 적용됩니다. 2033학년도 수능을 치르는 학생은 2026년 현재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즉 당장 다음 수능이나 몇 년 안의 수능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확정 이후 상당한 준비 기간을 두고 시행되는 구조입니다.

다만 어떤 과목에서, 몇 문항이, 어떤 배점과 형식으로 서·논술형이 들어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 글이 참고한 보도에도 구체적인 문항 수나 배점, 채점 방식의 세부 기준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도 그 부분을 임의로 채우지 않았습니다. 현재 수능은 국어·수학·영어·탐구 등 전 영역이 오지선다형 객관식으로 구성돼 있고, 이번 개편 논의는 이 틀 자체를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 짚어둘 점은, 수능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중장기 계획에는 중고교 내신 시험에서도 서·논술형 평가 비중을 늘리는 방안이 함께 검토되고 있습니다. 수능과 내신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개편이라는 뜻이어서, 파급 범위가 수능 응시생에게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왜 지금까지 도입되지 못했나

수능에 서·논술형을 넣자는 논의 자체는 새롭지 않습니다. 1998년 정부 주도의 교육 토론회에서 처음 논의된 이후, 2005년과 2018년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에서도 같은 주장이 나왔습니다. 그때마다 실제 도입으로 이어지지 못한 공통된 이유는 채점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문제였습니다.

이번에도 이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국가교육위원회가 2024년과 2025년에 진행한 정책연구에서도 채점 공정성을 확보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육 정책을 연구하는 국책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2025년 5월 낸 연구에서, 국가 단위 시험에 서·논술형을 도입하면 채점의 신뢰성 문제로 또 다른 형태의 공정성 논란이 생길 수 있으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객관식 시험은 정답이 하나로 고정돼 채점자나 채점 시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지 않습니다. 서·논술형은 같은 답안이라도 채점 기준을 누가,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점수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이 근본적인 차이입니다. 수백만 명이 응시하는 국가시험에서 이 차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이번 개편의 핵심 과제로 지목됩니다.

AI 채점 구상, 어떤 질문이 남아 있나

정부와 국가교육위원회는 채점의 일관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인공지능 채점 시스템 도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채점할 때 생기는 편차를 기술로 줄여보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런데 교육 현장과 여러 단체는 이 구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나오는 지적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AI가 채점 과정에서 오류를 내거나 이례적인 판정을 했을 때 그 책임을 누가 지는지가 불분명하다는 점입니다. 둘째, 같은 내용을 다른 방식으로 서술했을 때 AI가 이를 동등하게 평가할 수 있는지, 어떤 AI 모델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는지에 대한 사회적 검증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대규모 모의평가와 장기간 시범 운영을 거쳐 신뢰성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설계하고, 이의제기 절차를 어떻게 둘 것인지는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한편 학교 현장에서는 새로운 평가 방식에 맞는 교과과정과 교사 연수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편 방향부터 발표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고, 이 틈에 논술·글쓰기 관련 사교육 수요가 먼저 움직이는 조짐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국민 의견은 어떻게 낼 수 있나

이번 개편은 국가교육위원회가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는 점에서, 확정 전까지는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는 통로가 열려 있습니다. 국가교육위원회 누리집(www.ne.go.kr) 안에는 국민의견플랫폼이 마련돼 있고, 이곳에서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통로는 지역 토론회입니다. 8월11일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지역 토론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국가교육위원회 관계자의 발제를 듣고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자녀의 대입을 앞둔 학부모나 현직 교사, 학생 모두 이런 자리를 통해 개편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후 지역 토론회가 어느 지역에서, 언제 열리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이 글이 참고한 자료만으로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참여를 원한다면 국가교육위원회 누리집의 공지사항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앞으로 일정은 어떻게 되나

지금까지 나온 일정을 순서대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2026년 8월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개편 방향이 공식화됐고, 8월11일부터 지역 토론회를 포함한 공론화가 진행 중입니다. 이 공론화 결과를 반영해 10월 말 중장기(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이 발표됩니다. 시안에 대한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2027년 3월 계획이 최종 확정될 예정입니다. 개편안이 이대로 확정된다면, 서·논술형 문항은 2033학년도 수능부터 적용됩니다.

이와 별개로, 지금 당장 해결이 필요한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 늘었는데, 2028학년도부터 적용되는 새 수능은 공통수학과 공통과학만 출제 범위로 삼고 있어 나머지 선택과목 수업이 파행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논술형 도입 논의와 별도로, 고교학점제와 새 수능 체제를 어떻게 맞출 것인지도 함께 다뤄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정리하면, 올해 10월 말 나오는 시안과 내년 3월 확정안을 각각 확인하는 것이 지금 학부모와 학생이 해야 할 가장 확실한 일입니다.

이 글은 아래 보도를 계기로 제도를 정리한 것입니다. 확인한 곳: 한겨레21 보도